전라남도에 곡성이 있으면 전라북도에는 순창이 있다(?). 인구 비율로만 말하자면.. 그 둘이 무척 비슷하다(2만 7천 정도). 그런데 곡성은 관광에 특화되어 있어 관광지는 좀 발전된 편인데, 시가지는 순창이 좀 더 발달돼 있는 느낌이었다. 전체적으로 도로도 좋고 프랜차이즈도 많은 느낌.
그나저나 사람들이 자꾸 순천과 순창을 헷갈리는데, 엄청 다르다고요... 어디서 왔냐고 해서 순천이라고 하면 한 번에 알아 듣는 사람이 절대 없고 꼭 순창이랑 춘천 얘기를 한다.
전북 순창 - 고추장
강원도 춘천 - 닭갈비
전남 순천 - 갈대밭 / 정원박람회 입니다 ^___^
전남에 살면서도 경남은 가 볼 일이 많았는데 전북은 전주 외에는 거의 가보질 못했다. 끝물이지만 단풍 나들이를 위해 순창의 강천사를 목표로 길을 나섰..는데
금강산도 식후경이니 밥 먼저 먹기로.

오래된 포니 자동차가 눈에 띄는.. 골목 안에 자리 잡은 '창림동두부마을'

이런 작은 골목에 있다. 주차는근처 버스터미널 공영주차장을 이용하거나.. 농협 주차장 이용하면 될 것 같다.
안에 테이블이 네 개 뿐이라서 사람이 그렇게 많은 것도 아닌데 꽤 기다려야 했다.


메뉴는, 순두부, 황태순두부, 비지찌개, 모두부 네 개 끝! 맛집은 절대 여러 메뉴를 팔지 않는 법.
우리는 순두부와 콩비지찌개, 모두부를 시켰다.

찐 맛집 스멜이 느껴지는.. 붕어..?잉어 그림의 밥상.
고추장이 별도로 나오는 식당은 처음이라 신기했는데, 생각해보니 여기 순창이구나. 콕 찍어 먹어 보니 맛있었다! 비지 찌개에 야채와 고추장을 넣어서 비벼 먹으면 맛있다고 저렇게 주시더라.

드디어 음식이 나왔다.
이런 순두부찌개는 처음 봤다. 약간 비주얼 보고 문화컬쳐 받음. 내가 그동안 먹어왔던 순두부는 대체로 시뻘-건 국물에.. 계란에, 조개 같은 게 들어간 칼칼한 메뉴였는데 여기 순두부찌개는 정말 맑은 물에 순두부'만' 담겨서 나왔다. 다른 건 아무것도 없었다.
에이 설마, 간은 돼 있겠지? 하고 떠먹어봤는데 정말 아.무.런 맛이 안 났다. 새우젓과 대파를 넣어 스스로 간을 맞춰 먹는 음식이라고 되어 있어서 새우젓도 넣어봤지만...따흑ㅠㅠ
중얼거리듯 "아무 맛이 안 느껴져....."하고 있으니까
테이블 치우시던 주인 분께서 들으셨는지 하시는 말씀이,
"전통 방식 순두부찌개라 호불호가 갈릴 수 있어요.
그런데 우리는 식약처에 등록된 게 있어서(아마 저염 관련된 부분일듯) 간을 전혀 할 수가 없거든요."
아마 나처럼 기대했던 순두부찌개가 아니라 실망하는 기색을 보인 손님들이 종종 있었나 보다. 그런데 문득 어디가서 이런 신성한 방식의 순두부찌개를 먹어보겠나 싶어서 한 술 두 술 떠먹다 보니, 무척 건강해지는 느낌이 들더라.
생각해보면 우리가 일상에서 먹는 대부분의 음식이 너무 많은 재료와 조미료에 뒤덮여 있다. 그래서 재료 본연의 맛을 느끼지 못하거나.. 먹고 나서도 속이 불편할 때가 종종 있는데 이 순두부찌개는 먹고 나서 절대 속이 더부룩하거나 불편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비건식으로도 훌륭하겠다.
모두부와 함께 먹은 김치는 정말 맛있었다!

점심을 좀 늦게 먹으러 간 편이라 두시반이 넘어서야 들어갔는데, 먹고 있는 중에도 손님이 왔다. 우리 뒤로 두 팀이 더 들어오고 나서 곧바로 두부가 마감됐다.
12시에 영업을 시작해서 두부가 소진되면 영업 종료라는데, 세 시간 정도면 대체로 마감이 되는 듯하다.
시중에서 흔히 먹는 음식의 맛을 기대하고 가면 실망하겠지만, 건강한 외식과 먹거리에 관심이 있다면 가 볼 만하다!
한 포스팅에 다 올리려고 했는데 아무래도 안 되겠어서 쪼개기로 결정 ^ㅠ^
2편에서 강천산 써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