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금토일 2박 3일 동안 서울에 다녀왔다.
첫날은 어머니와, 둘째 날은 친구들과, 셋째 날은 혼자 보냈다. 역시나 이제는 혼자 보내는 시간이 제일 좋다.
1. 이동
목요일에 급히 결정한 일정이라서, 바쁘게 표를 잡다가 금요일 표가 아닌 목요일 표를 잡아버렸다. 그 사실을 차가 서울에 도착하고도 한참 지났을 시간에야 알게 되어 8만 원이 넘는 돈을 통으로 날렸지만, 덕분에 두번 다시 이런 실수는 안 하게 될 테니 경험으로 삼기로 한다.
어쩐지 예약 조회 메뉴에 죽어도 안 나오고 승차권 구입 이력에 가니 있더라😞
참고로 전화반환 접수처는 1555-8787
승차권 반환은 기차 출발 전까지는 코레일톡 앱에서 가능, 출발 후에는 역에서 현장 반환이 가능하고, 나처럼 도착 시간이 지나버린 후에는 반환이 불가하다.
갑자기 분위기 정보성 포스팅😂

쓰라린 비용을 지출해놓고 결국 비행기를 택했다. 코로나로 항공업계가 정말 어렵기는 한 건지, ktx 비용보다 비행기 삯이 더 저렴했기 때문이다. 여수-김포행은 아시아나를 탔고, 김포-여수행은 진에어를 탔는데 편도로 각각 4만 원 정도였다. 시간대별 할인폭에 따라 2만원 중반에서 9만원까지도 왔다갔다 했다.
그런데 여수에서 김포로 올라갈 때 비행기를 탄 건 나쁘지 않은 선택이었는데 그 반대는 아니었다. 여수공항은 혼잡함 자체를 찾아보기 힘든 곳인데.. 오늘 김포공항은 너무 혼잡해서 행여나 비행기를 놓칠까 봐 마음을 졸여야 했을 정도였다. 전에 비해 국내선 수요가 훨씬 많아졌을 테니 그럴 만도 하겠지.
2. 자고 머무른 곳
숙소는 회현역 근처 티마크 그랜드로 잡았다. 어머니가 먼저 내려가실 예정이라 최대한 서울역과 가까운 쪽으로 잡는다고 잡은 건데, 결론적으로 어머니는 버스를 타고 가셨다😅. 나는 주로 친구들을 마포구에서 만나는데, 그쪽과 크게 가깝지도 멀지도 않았고.. 조용하니 여러모로 괜찮았다.
룸 컨디션도 만족스러웠다. 무엇보다 좋은 건 2시 체크인 12시 체크아웃이 아니었을지. 체크인은 어차피 좀 늦게 했지만, 체크아웃할 때 11시와 12시의 차이가 이렇게 큰 줄 몰랐다. 꼭 12시까지 뻐기지 않더라도, 심적인 여유가 다르다.


1층에는 버거킹과 커피스미스가 있었는데, 첫날 엄마가 티비 보실 동안 혼자 커피스미스에 내려와 책을 좀 봤다. 사람도 많지 않고 구석지 자리가 비어 있어 참 좋은 시간을 보냈다. 음악도 귀에 거슬리지 않고 괜찮았다.

3. 먹은 것들
이틀차에는 친구들을 만났다. 오전에는 어머니와 남대문 시장을 돌고 명동에 데려다 드렸다. 점심에는 대학 선배와 코요테 살룬에서 피자를 먹고(수요 미식회에 나왔다나. 맛있었다.) 북클링스 멤버들과 연남동 '카페 진정성'에서 만나 커피 한 잔 했다. 저녁에는 사돈총각을 만나 망원동 심야식당에서 밥을 먹고 카페&펍인 아이다호에서 인디밴드 '팔칠 댄스'의 음악을 들었다. 적고 보니 꽤나 빡빡했던 일정.
체력적으로 힘들었던 건 아닌데 연달아 사람들을 만나 끊임없이 말을 하려니 좀 벅찼다. 북클링스 멤버 중 한 분이 2-3시간 이상 모임이 길어지면 지친다고 하셨는데, 사실 정말 중요한 얘기는 2-3시간 정도면 대강 끝나지 않나. 나머지는 곁가지다. 곁가지가 중요하지 않다는 건 아니지만.. 불필요하게 자리가 길어지면 분명 심신이 지친다. 이제는 좀 밀도 있게 만나고 싶다.



4.
셋째 날은 짧지만 혼자 보냈다. 좀 더 머무를 수도 있는데 이제 일정을 늘리는 것도, 집으로의 복귀 시간이 늦어지는 것도 모두 부담이 된다. 해가 떠 있을 동안에는 집에 도착해야 마음이 편하다. 이런 걸로 늙어가나 보다, 라는 말을 하고 싶지는 않은데.. 그냥 체력이 따라주질 않는 것 같다. 체력을 높이려고 운동을 하면 더 피곤해지는 악순환은 어떻게 끊는 걸까? 건강하고 싶다. 왜 또 이런 얘기를 하고 있지.
브런치를 먹으러 가겠다며 호기롭게 호텔 밖으로 나왔다가 날씨가 너무 추워 멀리 가지 못했다. 버거킹에서 대충 요기를 하고, 체크아웃 후 피크닉으로 향했다. 숙소에서 3분 거리라는 게 어찌나 좋던지.


피크닉 내 카페에서 플랫화이트를 마셨다. 넘나 맛있었다. 이렇게 빛이 잘 드는 카페를 좋아한다. 특히 오전의 빛에는 참.. 뭐라 말하기 어려운 따뜻함이 있다.


후문으로 들어와서 정문으로 나왔다. 늘 인스타그램에서나 보던 이 외관을 드디어 직접 찍다니! 가을 풍경과 벽돌로 된 건물과 외관이 잘 어우러져 예뻤다.

5. 돌아오기
피크닉에서 나와 곧바로 김포공항으로 향했다. 여수로 돌아오는 여정은 갈 때 여정보다 훨씬 힘들었다. 서울에서 이것저것 많은 생각을 했는데, 이렇게 여정을 단순히 기록하는 것만으로도 무척이나 긴 글이 되어버리다니. 생각한 것들을 차분히 적어보고도 싶은데.. 언제가 될까?
이번에 생각한 것 중 하나는, 나는 피곤하고 힘들어서 뭔가를 기록하지 못하며 살아가게 되면, 바로 거기에서 스트레스를 받는 사람이라는 사실이다. 피곤하고 힘들어도 뭔가를 써야만 살아있는 기분이 든달까. 그러니 여독을 풀 새도 없이 일요일 자정까지 이 포스팅을 하고 있나 보다.
어쩌다 보니 무척 건조한 포스팅이 된 것 같지만.. 기록했다는 기쁨이 있다.
내일 해가 뜨면 또 일터로 가겠지. 지긋지긋함보다, 감사함으로 일어날 수 있다면 좋겠다.